살다 보면 누구나 내 힘으로는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는 막막한 결핍의 순간을 만납니다. 먹을 것은 없고 날은 저물어가는데, 내 주머니와 환경은 텅 비어 있는 척박한 현실 앞에서는 누구나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두려움이 밀려오기 마련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형편이 나빠지면 나도 모르게 입술에서 원망이 터져 나오고, 깊은 근심의 소음에 사로잡혀 자포자기하며 주저앉기 쉽습니다. 내 경험과 내 얄팍한 상식만 의지해서 눈앞의 텅 빈 자리를 채워보려고 버둥거리다가 결국 한계에 부딪혀 처절한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 사방이 꽉 막혀서 단 한 줄기의 빛도 보이지 않는 인생의 빈들 한가운데에 홀로 서 있을 때, 성경은 우리에게 세상이 줄 수 없는 위대한 길을 보여줍니다. 나를 겹겹이 포위하고 있는 거대한 부족함 속에서 어떻게 내 생각의 고집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풍요를 누릴 수 있는지 그 비밀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예수께서 떡을 가져 축사하신 후에 앉아 있는 자들에게 나눠 주시고 물고기도 그렇게 그들의 원대로 주시니라 그들이 배부른 후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남은 조각을 거두고 버리는 것이 없게 하라 하시므로
(요한복음 6:11-12)

1. 내 한계를 마주하는 결핍의 자리
우리가 힘든 현실 앞에서도 마음에 평안을 잃지 않으려면, 눈에 보이는 부족한 형편 때문에 조급해지는 내 마음의 오만함부터 먼저 내려놓아야 합니다. 당시 제자들은 장정만 오천 명이 넘게 모인 황량하고 쓸쓸한 빈들 한가운데에 서 있었습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먹을 것은 전혀 없고 날은 이미 저물어 가는데,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무지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결핍의 장벽 앞에 직면한 것입니다. 이때 제자 중 한 명이었던 빌립은 자신의 똑똑한 이성과 머리를 팽팽 돌리며 "각 사람으로 조금씩 받게 할지라도 이백 데나리온의 떡이 부족하다"라는 아주 정확하고도 절망적인 계산 통계를 내놓았습니다. 우리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 빌립처럼 내 지혜의 주관적 도표를 붙잡은 채 현실을 통제하려 들다가 스스로 한계에 직면하여 주저앉을 때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제자들이 목격한 빈손의 형편은 분명히 내 눈앞에 존재하는 무서운 실체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저지른 진짜 큰 실수는 현실의 거대함과 내 얄팍한 계산기만 바라보느라, 그 뒤에서 온 우주 만물을 다스리시고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살아계신 손길을 전혀 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신앙도 내 생각과 내 경험만 의지할 때, 눈앞의 부족함 때문에 조급해지고 원망하는 마음을 품은 채 좌절의 수렁 속으로 깊숙이 빠져들게 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결과를 내 뜻대로 통제하려는 오만한 마음을 지체 없이 내려놓고, 오직 주님의 신실하신 약속만을 바라보기를 원하십니다. 형편에 속아 자포자기하려는 인간적인 생각을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오직 하나님의 이름만 믿고 나아갈 때, 주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덮어주시고 마음 깊은 곳에 참된 평안과 안식을 채워주실 줄 확신합니다.
2. 주님 손에 위탁하는 순종의 비밀
또 다른 제자였던 안드레는 한 어린아이가 가져온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주님 앞으로 들고나왔습니다. 제자들은 주님께 "가진 것은 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뿐'이니이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이 '뿐'이라는 말 속에는 인간이 가진 솔직한 무력함과 미약한 한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화려한 스펙이나 큰 능력을 요구하지 않으셨습니다. 도리어 내가 가진 것이 이것뿐이라는 정직한 인정과, 그 보잘것없는 작은 조각을 주님 손에 올려놓는 그 작은 믿음의 태도를 기쁘게 바라보아 주셨습니다. 주님은 그 작은 조각을 친히 손에 쥐시고 하늘을 향해 감사의 축사를 올리셨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앉은 모든 사람이 원하는 대로 배불리 먹이고도 남은 조각이 열두 바구니에 가득 차는 하늘의 풍요를 생생하게 보여주셨습니다.
참된 믿음은 내 고집과 내 인간적인 계산을 내려놓고, 내 보잘것없는 미약함을 주님 손에 온전히 위탁해 드리는 순종에서 시작됩니다. 가진 것이 너무나 작아서 부끄러운 그 조각을 숨기지 않고 주님 앞에 정직하게 시인하며 올려드릴 때, 하나님의 놀라운 응답의 열매는 내 현실의 빈들을 채우고도 남을 만큼 풍성하게 맺혀지게 되는 것입니다. 내 생각과 감정의 자리까지 말씀 앞에 완전히 복종시키십시오. 주님은 우리의 삶이 아무리 힘들지라도 결코 우리를 홀로 버려두지 않으시고, 매일의 삶 속에서 하늘의 은혜를 공급하시며 참된 승리의 길로 우리의 발걸음을 확실하게 인도해 주실 줄 확신합니다.
맺는 말
주님이 보시는 것은 우리의 거창한 믿음이 아닙니다. 그저 내 삶의 오병이어 라도 주님께 내어놓으면 주님은 그것을 종자씨로 사용하셔서 큰 역사를 베풀어주십니다. 주님의 손에 얹어지기만 하면 그 때부터는 주님의 일인 것이지요. 예수님은 오늘도 우리들의 작은 믿음을 기뻐하십니다. 오늘도 내 삶의 오병이어를 기쁨으로 드리시길 바랍니다. 주님의 은혜가 넘치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사랑의 주님! 오늘도 베풀어주신 은혜 감사드립니다. 늘 부족한 믿음으로 살아가지만 그 믿음조차도 주님 손에 올려드리지못한 불신앙을 회개합니다. 오늘도 내 삶의 오병이어를 주님손에 얹어드리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본 글은 개인적인 신앙 경험 and 성경 말씀 묵상을 바탕으로 작성된 칼럼입니다. 교단이나 특정 단체에 대한 판단은 공신력 있는 교단 기관의 입장을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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