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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칼럼

눈앞의 막막한 결핍을 몰아내는 채우는 순종

by medition604 2026. 10. 11.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모든 일이 계획한 대로 잘 풀리고 마음이 아주 평안한 행복한 때를 만납니다. 하려는 일이나 생업이 막힘없이 순조롭게 굴러가고, 온 가족이 함께 모여 기쁨을 나누다 보면 마치 내 인생 전체가 즐거운 잔칫집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처럼 달콤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내가 밤낮으로 노력한 결과가 눈앞에 나타나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시작하면, 사람은 누구나 어깨가 으쓱해지고 이 행복이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은 깊은 만족감에 도취되곤 합니다. 내 지혜와 수단으로 내 인생의 모든 환경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한 자신감이 나도 모르게 마음 틈새로 슬그머니 고개를 드는 것도 바로 이때입니다.


하지만 참으로 희한하게도 인생은 가장 안전하고 만족스럽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에, 내 힘과 경험으로는 도무지 해결할 수 없는 뜻밖의 큰 부족함과 난제를 불쑥 들이밀곤 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던 건강에 갑자기 적신호가 켜지거나, 매일 일하던 비즈니스 현장의 줄기가 하루아침에 차갑게 얼어붙는 막막한 자리를 만나면 사람은 누구나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깊은 두려움과 염려에 사로잡히기 마련입니다. 내 지혜를 총동원하여 밤낮으로 머리를 굴려보아도 사방이 꽉 막혀서 도무지 빠져나갈 출구가 보이지 않는 메마른 벌판에 홀로 서게 될 때, 성경은 우리에게 세상 상식과 인간의 계산을 뛰어넘는 위대한 전환의 길을 보여줍니다.
오늘 우리는 인생의 가장 기쁜 축제의 자리 한가운데서 예고 없이 찾아온 치명적인 결핍을 만났을 때, 내 생각의 고집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누리는 진짜 영적인 비밀이 무엇인지 본문의 말씀을 통해 함께 깊이 나누고자 합니다. 이 시간 내 마음을 억누르고 있는 모든 두려움과 염려의 안개를 깨끗하게 치유하고, 내 삶을 보존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보호하심을 발견하는 귀하고 복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결핍을 채우는 순종
결핍을 채우는 순종

 

1. 눈앞을 가로막은 결핍의 현실

포도주가 떨어진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요한복음 2:3)

 

우리가 힘든 현실 앞에서도 마음에 평안을 잃지 않으려면, 눈앞의 부족한 형편 때문에 조급해지는 내 마음의 오만한 태도부터 먼저 차분하게 내려놓아야 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어느 혼인 잔칫집의 풍경은 남부러울 것 없이 넉넉하고 축제의 기쁨으로 가득 찬 행복한 자리였습니다. 찾아온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온 집안에 가득했고, 모두가 즐겁게 먹고 마시며 새롭게 출발하는 가정을 축복하는 소망의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축제의 분위기가 한창 뜨겁게 무르익어가던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 잔치에 절대 없어서는 안 될 가장 핵심 밑천인 포도주가 완전히 바닥을 드러내며 끊어지는 치명적인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기쁨이 넘치던 축제의 자리가 순식간에 집안 전체의 수치와 차가운 절망의 골방으로 바뀌어 버린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처럼 사방이 물 틈 없이 에워싸인 조급한 순간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마음에 원망이 터져 나오고 깊은 근심의 소음에 사로잡혀 주저앉기 쉽습니다. 내 경험과 내 얄팍한 상식만 의지해서 눈앞의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밤낮으로 열심히 달리고 버둥거리다가, 결국 내 능력의 한계에 부딪혀 깊은 좌절감과 서글픈 고독을 맛보기도 합니다. 우리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 잔칫집의 제자들처럼 내 지혜와 내 계산으로만 삶을 마음대로 부리려 하다가, 내 힘으로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는 척박한 결핍의 자리에서 스스로 한계에 직면하여 주저앉을 때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먹을 것은 없고 날은 저물어가는데 내 주머니와 환경은 텅 비어 있는 현실 앞에서는 누구나 가슴이 마비되듯 두려움이 밀려오기 마련입니다.
이 잔칫집에서 일어난 포도주가 떨어진 사건은 단순히 부족함으로 일어난 해프닝이 아닙니다. 이것은 내 힘과 내 계획으로 쌓아 올린 세상의 기쁨과 안락함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직한 실상입니다. 우리가 믿고 의지했던 물질의 밧줄이나 세상적인 인맥의 밑천이 하루아침에 바닥을 드러낼 때, 우리는 비로소 내 힘으로는 인생의 작은 항아리 하나조차 온전히 채울 수 없는 무력한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은 이 결핍의 자리를 통해 우리가 쥐고 있던 세상 자존심을 내려놓고, 진짜 생명의 주관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내 인생의 참주인으로 모셔 들이는 영적인 대전환을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2. 항아리를 아귀까지 채우는 순종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신즉 아귀까지 채우니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 하시매 갖다 주었더니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도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하되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요한복음 2:7-9)

 

우리가 일터와 가정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과 온전한 회복의 열매를 누리기 위해서는, 내 눈을 주님께 맞추고 보이지 않는 하늘의 보호하심을 믿음으로 확신해야 합니다. 잔칫집의 큰 위기 속에서 주님은 일하는 하인들을 향해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는 텅 빈 돌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라는 인간적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붉은 포도주인데, 뜬금없이 아무런 맛도 없는 맹물을 채우라는 주님의 말씀은 하인들의 이성적인 계산과 상식으로는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하인들은 내 생각과 경험을 앞세워 항변하지 않고, 주님의 말씀에 토를 달지 않은 채 항아리 입구인 맨 꼭대기 아구까지 물을 아낌없이 가득 채우는 진짜 순종의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그리고 그 맹물을 그대로 떠서 손님들에게 갖다 주라는 명령에 묵묵히 발바닥을 내딛었을 때, 그 평범한 물이 세상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가장 최고의 극상품 포도주로 변화되는 놀라운 기적의 실상을 생생하게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참된 믿음은 내 고집과 내 인간적인 계산을 내려놓고, 내 보잘것없는 미약함을 주님 손에 온전히 위탁해 드리는 순종에서 시작됩니다. 가진 것이 너무나 작아서 부끄러운 그 조각을 숨기지 않고, 내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도 주님이 가라 하시면 묵묵히 발걸음을 떼어 말씀의 아구까지 내 마음 중심을 가득 채워갈 때 하나님의 놀라운 응답의 열매는 내 무너진 삶의 자리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 풍성하게 맺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생각하면서 동시에 마태복음에 나오는 오병이어의 기적 사건을 묵상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남자들만 오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들판에서 기진해하는 모습을 바라보시면서 안타까워 하시면서 제자들에게 말도 안되는 질문을 하십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그러자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제자들이 이르되 여기 우리에게 있는 것은 떡 다섯 개와 물고리 두 마리뿐이니이다
(마태복음 14:17)

 

그러자 예수님은 그 오병이어를 재료로 사용하셔서 오천명 이상이 먹고도 남는 기적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주님이 보신 것은 오병이어라도 주님께 내어놓는 순종하는 작은 믿음이었던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님을 향한 작은 믿음 뿐입니다. 맹물을 항아리에 아구까지 담는 믿음, 오병이어라도 내어놓는 믿음.. “이해는 되지않을지라도 우리는 주님을 믿습니다” 라는 믿음의 고백을 통하여 주님은 은혜와 응답을 베풀어주시는 것입니다.

 

맺는 말

저와 여러분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순종하는 작은 믿음입니다. 아무리 현실이 막막하고 답답하고 내 생각으로는 이해되지않는 상황일지라도 우리는 그 현실보다 크신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 하나님께 여러분의 작은 믿음을 내어놓으십시요. 응답과 기적은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우리에게 작은 믿음을 붙들게 하옵소서. 그 믿음을 어떤 형편과 상황에도 살아계신 주님께 보여드릴수 있도록 준비하고 내어놓게 허락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